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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를 여행하는 카파 및 영화연출 대학원 지망생들을 위한 안내서 본문

카테고리 없음

은하수를 여행하는 카파 및 영화연출 대학원 지망생들을 위한 안내서

532o32 2023. 12. 28. 09:28

저는 10년 전 학창시절부터 영화감독을 꿈꿔왔습니다. 당시 영화감독이 되는 법을 알아봤을 때 많이들 하는 말이 대학 가서 인문학을 전공하고 한국영화아카데미를 가면 된다더군요. 그래서 그대로 따라해보았는데요.

 

카파 가기가 만만한 줄 아나...

 

못 가고 백수가 될 뻔 했습니다. 하지만 갔죠?

그동안 인터넷에서 많이 정보를 찾아봤지만... 정말 나오는 정보가 없었습니다. 한예종이 그나마 좀 있는데 대부분 입시 학원/과외 블로그고... 그래도 한 해에 20명씩 카파 연출전공 면접을 보는데 어떻게 한 명도 후기를 안 올려주는지... 참으로 야속했습니다. 아무래도 개인적인 얘기가 많다보니 올리기 어려울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대강의 정보조차 없다보니...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이더라고요. 그래서 개략적인 얘기만이라도 적어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치만 너무 유입이 많은 건 또 좀 그래서... 버려뒀던 티스토리 블로그에 올립니다.

참고로 제가 원서를 쓴 곳은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정규과정 연출전공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전문사 2년제 연출전공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 영화영상제작전공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영화전공

입니다. 동국대도 쓰려고 했는데 중앙대랑 면접 날짜가 겹쳐서 못 썼어요. 단국대 대학원도 고민했는데 카파 2차까지 붙고 그냥 안 썼습니다. 결과적으로 KAFA와 연세대 합격했습니다.
한예종은 1차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알려드릴 수 있는게 별로 없습니다. 예종 전문사 정보를 찾으시는 분은 뒤로 가기를 해주셔도 됩니다ㅠ

  1. 포트폴리오 만들기

분명히... 옛날에 알아봤을 때는 영화 한 편 안 찍어봐도 갈 수 있다고 했었는데
어느새 카파 비포폴 전형도 사라지고, 예종 전문사 3년제조차 영화 안 찍어봤다고 하면 면접에서 꼽준다는 썰을 듣고 아 어쨌거나 한 편을 찍어봐야 하는구나 하는 각이 섰습니다. 문제는... 영화는 혼자 찍는 게 아니라는 것이지요.

아마 영화 연출을 한 번 해보고 싶은 분들이 가장 많이 고려하는 세 군데가 미디액트 / 한겨레 / 독립영화워크숍일텐데요, 미디액트와 한겨레는 별반 차이는 없는 거 같아요. 위치도 비슷하고, 자체 기자재도 고만고만한 거 같고. 강사와 금액, 커리큘럼을 보고 결정하시면 될 듯 합니다. 저는 한겨레에서 수업을 들었는데요, 반년 정도 하는 긴 수업을 들을 시간은 없어서 짧은 단편영화 제작 워크숍을 들었습니다. 사실 수강생이 누구냐가 거의 제일 중요한 건데 이건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보니...

어느 학교든 포폴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영화제 수상 이력이 중요하냐, 어느 정도 퀄리티여야 하냐 이런 것들을 궁금해하실텐데 저도 잘 모릅니다...만 중앙대의 경우 입학설명회에서 영화제 상영/수상도 외부의 객관적 평가이기에 반영할 수 있다고 했고, 카파는 F&Q에 보면 상관 없다고 써있습니다. 체감적으로도 그랬던 것 같아요. 당연한 얘기겠지만 완성도가 좀 떨어지더라도 인상 깊은 부분이 있는, 이 사람한테 왜 이렇게 찍었냐고 물어보고 싶게끔 만드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카파 기준) 기술적 완성도에 투자하기 보다는 폰카로 찍더라도 데쿠파주에 심혈을 기울이시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저는 객관적으로 그렇게 잘 찍지는 못했지만 운 좋게 영화제 한 군데에서 상영을 하긴 했습니다. 

2. 서류 준비

자세한 입시요강은 직접 찾아보시면 되니 옮겨 적지는 않겠습니다. 아무래도 카파의 접수 시기가 가장 빠르고, 분량도 많은 만큼 카파 서류를 먼저 준비하고, 나머지는 그것을 변형해서 적는 식으로 진행이 됩니다. 카파는 보통 8월 10일 전후로 모집요강이 나오고 접수기간은 9월 10일 전후입니다. 갈수록 낼 서류들이 늘어나더라고요... 내년에는 또 뭘 내라할 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포폴과 자소서 10장은 바뀌지 않을 것 같으니 모집요강 뜨기 전까지 얘네를 먼저 준비해두시면 됩니다. 

카파 자소서 쓰기 팁... 이런 거는 없습니다. 표본이 저뿐이니까요. 다만 저의 경우는 10페이지를 마지막 줄까지 딱 맞게 분량을 맞췄고요. 솔직히 결론부는 '오 좀 치는데~' 싶을 정도로 쓰긴 했습니다. 그치만 이건 주관적인 거고... 면접까지 가서 드릴 수 있는 말씀은 결국 '내가 누구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 그니까 어떤 영화를 좋아하고, 뭐에 관심이 있고 이런 거보다도 당신이 어떤 사람인가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 말인 즉슨 개인적인 얘기, 가족사 등등 탈탈 털어서 쓰시면 될 거 같습니다. 뭐 어떻게 포장해봤자 아~무 의미 없습니다. 면접 때도 대부분의 질문이 자소서와 포폴 위주입니다. 잘 대답하지 못할 내용은 안 쓰는 게 좋겠지요.

중앙대와 연세대는 11월 초라서 카파 1차 합격까지 뜨고 나서 지원을 했습니다. 두 군데 다 '학업계획서'를 이름으로 달고 있고 분량 제한이 없어서 고민이 좀 있었는데 중앙대는 4쪽 반, 연세대는 3쪽 반을 써서 냈습니다. 분량 자체는 큰 문제가 없었던 것 같아요.

연세대의 경우는 수강편람을 보면 아시겠지만 나머지들과는 성격이 많이 달라서 학업계획서도 거의 새로 썼습니다. 포트폴리오도 여러 편 낼 수 있어서 저는 제가 예전에 썼던 비평과 리뷰 사이의 글 두 편도 냈습니다. 
https://brunch.co.kr/@komun1955/68

3. 필기

한예종은 1차에서 떨어진 고로 작성할 필기 후기가 없습니다. (...) 그래서 카파만 설명을 드리자면,

- 11시까지 입실인데 한 45~50분부터 핸드폰을 수거하고 하기 때문에 여유있게 도착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3층 연습실은 바닥이 차갑습니다. 3층으로 배정받으신 경우 수면양말 신고 가시는 것 추천합니다.
- 답안지는 원고지 아니고 줄 그어진 A3 정도 크기의 종이를 열 장 나눠줍니다. 아래에 페이지 수를 적은 것만 답안지로 인정되기 때문에 연습용지가 필요하시면 편하게 쓰고 아래 페이지 수만 안 적으면 됩니다. 
- 점심식사로는 샌드위치가 나오는데 양이 상당히 적습니다. 긴장되고 해서 밥이 많이 안 들어가서 괜찮긴 했는데 양이 많다 싶으신 분들은 더 챙겨가셔도 될 거 같아요. (근데 바로 앞에 이마트24가 있어서 나가서 먹을 수 있을 수도...?!)
- 화장실 줄이 길다면 2층 화장실 쓰셔도 되는 것 같아요.
- 작품 분석은 항상 카파 졸업작품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https://m.blog.naver.com/osmamoru/45465517 16년전에도 그러했네요) 그리고 작품 분석에 할당된 시간도 나와있기 때문에... 좀 유추해볼 수 있겠죠?
- 제일 중요한 건 어떤 문제가 나오는지일텐데... 이건 입시 학원 등에서도 노릴 것 같아서 따로 댓글로 요청주시면 서류 합격자분들에 한해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간략하게 말씀드리자면 스토리 구성에서는 제시문이 나왔고요, 제시문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 뒤에 답변 내용도 달라지는 문제 구성이었습니다. 6개 문제였는데 문제 별로 배점도 명확히 나와있으니 배점 보고 시간 배분을 잘 하셔야 할 거 같습니다. 확실한 건 그 자리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으니 평소에 시놉시스 구상을 많이 해두시고, 그 중에 하나를 골라서 (조건에 맞게) 잘 변형해서 쓰시면 될 거 같습니다. 
- 작품분석의 경우도 6문제였고, 방금 본 작품에 대해 어떤 해석을 지지하는지를 묻거나 연출상 어떻게 수정하는 것이 좋을지 등을 묻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이어질 장면의 시나리오를 쓰는 문제도 있었기 때문에 시간이 빡빡합니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다 쓰는 것 말고 별 다른 수가 없지 싶네요.

보고 나와서는 못 썼다, 망쳤다 이런 느낌은 전혀 아니었고, 나쁘지 않게 쓰긴 했는데 잘 모르겠다~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정답이 있는 문제들이 아니다보니... 다만 괜찮게 느껴진 건 제 답안이 자소서에 적은 내용과 일관성이 있어서 이건 긍정적이지 않을까 싶었네요.
이를테면 이러이러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자소서에 썼는데, 실제로 그러한 얘기를 이야기 구성 문제에 적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준비하던 장편 시놉이기도 했고요.

면접에서 2차 시험 답안에 대한 질문이 나오기도 한다니 가능하면 바로 복기해놓으시길 추천드립니다. 

4. 면접

면접의 경우 세 곳을 봤습니다. 중앙대(11/18), 연세대(12/2), 카파(12/8) 순으로 봤습니다.

중앙대는 팬데믹이 종료됐음에도 비대면 면접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시간도 5분으로 아주 짧습니다. 저는 뒷순서였는데 줌에 들어가보니 25분 딜레이 되고 있다고 나오더라고요. 아무래도 조금씩 오버하기도 하는 것 같지만 앞에 사람들이 많았는데 (총 70명 가량) 그에 비해서는 그렇게 많이 지연된 건 아니었습니다. 
면접 회의실에 들어가면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교수님 포함 네 분이 계시고, 시간이 짧은 만큼 별도의 자기소개 등 공통질문 없이 바로 본 질문으로 들어갑니다.  포트폴리오 관련된 질문이 3개, 학업계획서 관련 질문이 하나였고, 모두 최정인 교수님께서 질문주셨습니다. 박기용 교수님께서는 비전공자인데도 성의를 가지고 열심히 준비한 것?을 칭찬?해주시고 앞으로도 여기서든 어디서든 영화를 계속할 사람 같으니 조언이라고 생각하고 들으라고 하시며 포트폴리오에 대한 코멘트를 해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써낸 걸 보니 어디서 뭘 해도 할 사람 같다"고 하셨고요. 면접은 아주 짧고 비대면이기에 딱히 '분위기'랄 것도 없었지만... 압박은 확실히 아니었고 그냥 좋은 분위기였다? 정도입니다. 사실 면접 특성상 뭔가 당락을 결정하는 느낌은 아니었고 그냥 얼굴 한 번 보자의 느낌이었습니다. 포폴을 잘 찍으면 되는 거 같아요. 결과적으로 봤을 때.

ㅎㅎ 마지막 말씀 때문에 좀 기대했었는데... 나가리였습니다. 그래도 같은 날 카파 2차가 되어서... 상쇄되었습니다.

연세대의 경우는 토요일 아침 9시부터 11시 사이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전체 면접이 이뤄졌습니다. 5명씩 끊어서 도착 시간을 알려주고요, 도착하셔서 3층에 있는 극장에서 대기를 하게 됩니다. 영화과는 면접 대상자 중 가장 뒷번호이신 분이 수험번호 50번대라서 대략 50명 정도가 지원을 해서, 15명이 1차 합격 후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인당 8분이 주어지고, 대기하고 있다가 이름이 불리면 내려가면 됩니다. 각 전공별로 조교분이 안내를 해주십니다. 영화과의 경우 입시상담이 진행되었던 215호에서 면접이 진행되었습니다. 서현석, 이윤영 교수님 두 분이 앉아 계시고 샐러드로 식사를 하고 계셨습니다(눙물...). 자기소개는 생각해갔는데, 첫 질문으로 지원동기를 물어보셔서 살짝 당황했지만 학업계획서에 적은 것을 요약해서 말했고, 이후 질문과 답변 모두 평이했습니다. 타 대학원도 알아봤는지, 계획서에 여러 감독을 적어냈는데 롤모델 한 명만 꼽으라면 누군지, 포폴을 찍을 때의 고민/원칙, 다음에 구상하고 있는 작품 등등을 물어보셨습니다. 

두 교수님 모두 면접이라는 상황 때문에 아주 로봇처럼 차가우셨습니다. 그렇다고 무섭거나 압박하거나 그런 분위기는 전혀 아니고 그냥 감정값을 쫙 뺀 로봇 느낌? 그리고 여기도 꼬리질문이 안 이어져서 뭔가 대화를 하는 느낌보다는 인공지능에 답변을 적어넣는 느낌이었습니다. 
복장의 경우 저는 셔츠에 조끼, 슬랙스를 신었고요, 대기자분들 중에 양복을 입으신 분도 계셨지만 대부분 저처럼 그냥 깔끔하게 입으셨더라고요. 목걸이 명찰은 넉넉하게 마련되어 있는 것 같으니 굳이 구매하지는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대망의 카파 면접후기입니다. 필기 시험은 11시라 전날 와서 잤는데, 면접은 굳이 싶어서 서울에서 당일치기를 했어요. 한 시간 정도 여유있게 기차표를 끊었고, 역시 한 시간 가량 일찍 교사에 도착을 했습니다. 그런데 들어가보니 이게 웬걸, 대기자분이 계시더라고요. 분명 제 앞 순서는 이미 들어갔을 시간인지라 뭐지 하고 여쭤봤더니 앞 순서가 딜레이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함께 뻘쭘하게 1층에서 같이 대기하는데 제 앞에 분은 한참을 더 있다가 나오셨습니다. 확인해보니 예정보다 35분 늦게 나오셨더라고요? 아무리 힘들어도 60분이면 끝난다는 희망이 와장창 되어버리고... 기차 시간도 슬슬 걱정되더라고요. 돌아오시는 기차 시간은 아주 여유있게 (특히 뒷순서일수록!) 잡으시는 걸 추천합니다. 

소극장 구조는 유튜브에 올라와있는 카파 부트캠프 영상들을 보시면 확인 가능하시고요, 지원자는 스크린 아래 무대 위에 놓여있는 책상에 앉게 됩니다. 앞에는 물 한 병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옆에 있는 TV에서는 본인이 제출한 포트폴리오가 반복재생으로 틀어져 있고, 앞에는 교수님들이 앉아계십니다. 맨 앞 줄은 비워져 있고, 둘째줄부터 한 분씩 앉아계십니다. 올해 면접에는 임찬상, 박헌수, 신아가, 부지영, 노동석 그리고 정성일 교수님이 들어오셨습니다. 원장님의 경우는 저 뒷편에서 참관만 하셨습니다. 정성일 선생님은 매년 들어오시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포트폴리오와 자기소개서를 정성일 평론가가 읽습니다! 이걸 명심하세요. 저는 몰랐습니다. 제가 보기에 가장 좋은 면접 대비는 정성일 평론가의 GV에 가보는 것입니다. 저 사람이 영화에서 무엇을 보는지, 감독을 설명하며 어떤 걸 중요시하는지를 파악을 해두시면 됩니다. 왜냐면 정말 '정성일스러운' 질문들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시계는 지원자 기준 왼쪽 벽면에 붙어있는데, 아무도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그냥 여섯 분이 각자 준비해온 질문들이 끝날 때까지 면접은 진행됩니다. 악명이 자자해서 긴장을 많이 했는데 사실 '압박'에 포커스를 두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친절하게, 조곤조곤 팩트로 패는 느낌? 자괴감이 들고 부끄럽고 하긴 하지만 막 무서운 분위기는 아니였어요. 저의 경우 질문은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에서만 나왔고, 제출한 단편 시나리오에 대해서 딱 하나 질문이 있었습니다. 듣기로는 2차 시험 답안에서도 질문이 나온다던데 저는 안 나왔네요.

질문들은 뭐랄까... 예측하는 건 불가능한 거 같고요. 다만 핵심은,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가 궁극적으로 면접 전형에서 알고자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소서에 적은 내용들에 기반해서 ~는 어땠어요? ~에서 뭘 배웠어요? 이런 질문들을 예상했는데 그런 것보다는 당신은 왜 ~를 했어요? 어떤 내적 동기가 당신을 ~하게 만들었어요? 식의 질문이 많았습니다. 좀 당황스러울 만한? 개인적 질문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울컥하지도 않았고 그냥 아무리 뭐라 답할지 모르겠는 질문이더라도 뜸들이지 않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답변을 하면서 생각을 했고, 모든 답변을 어쨌든 완결된 문장 형태로 마쳤습니다. 마지막에 "지원자가 너무 침착하고, 대답도 올바른 말만 해서 인간적인 매력은 잘 모르겠네~"라고 농담하시기도 했는데 어쨌든 붙었네요. 아 그리고 영상원도 지원했는지, 이번에 떨어져도 다시 지원할 건지 물어보셨는데 영상원은 1차에서 떨어졌다고 했고 (사실이라 편하게 말함) 다시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하나 팁이라면 포폴이나 제출한 시나리오에 대한 비판적 평가들을 많이 받아두라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는 운좋게도 영화제에서 상영을 했는데, GV에서 다른 상영작은 질문이 많이 들어오는데 제 영화에는 오지 않는 걸 보며 '아 재미가 없구나...'하는 걸 깨달았고, 그 뒤로 왓챠피디아에 서너개의 악평이 달려서 마음은 굉장히 안 좋았지만 결국 반성과 성찰로 이어지게 되었었습니다. 그러고 나니까 면접장에서 제 포폴에 대한 평가를 들을 때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고 오히려 배워간다는 자세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주변 지인들보다도 익명의 사람들에게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5. 결론

예종과 중대가 모두 안 된 상황이라 불안했지만 다행히 카파에 붙었습니다. 뒤늦게 본 입시 블로그에서 예종 전문사 2년제는 '감독'을 3년제는 '감독이 될 자질이 있는 사람'을 뽑는다는 걸 보고 떨어질 만 했구나 싶었습니다. 써낸 장편 시놉이 상업성이 없다는 것도 중요 요인이었을 것 같고요. 그래도 3년제를 썼으면 서류 광탈은 면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아님말구) (https://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filmnoodle&logNo=222611261587&categoryNo=0&parentCategoryNo=10&viewDate=¤tPage=3&postListTopCurrentPage=1&from=postView&userTopListOpen=true&userTopListCount=5&userTopListManageOpen=false&userTopListCurrentPage=3 이 블로그를 참고했습니다. (개인적 인연은 전혀 없는 곳입니다)) 예종 입시는 과외/학원이 거의 필수적인 것 같네요. 3년제 합격자 5명 중 3명이 같은 학원 출신이라고도 하고...(레포케피셜) 명확한 룰이 있고 그걸 모르면 운좋은 몇을 제외하면 떨어지는 느낌인 것 같습니다.

반면 카파는...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고 사실 그냥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 그러니까 지원을 결심하는 순간에 이미 - 합불이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실 필기 시험이 어떻고 면접이 어떻고 간에 될놈될이라고 생각이 되지만, 어쨌든 그래도 불안하니까요. 몇 자 적어봤습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연세대의 경우 합격자 발표를 공지 시간보다 1시간에서 30분정도는 일찍하더라고요. 커리큘럼이 너무 제 스타일이지만 머니 이슈로 카파에 갈 수밖에 없겠습니다...

아 그리고 시네필분들(대충 서아시랑 영자원 다니는 분들), 한예종은 상업에 대한 지향이 명확하다고 하니 어떨지 모르겠지만 카파 입시에선 숨기실 필요 없습니다. 저 상업하겠습니다!! 이러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비건페미퀴어좌파어쩌고 동지분들, 여러분의 신념에 따른 불이익은 없어 보입니다. 제가 붙었기 때문이지요^^

그 외에 궁금하신 내용들은 댓글로 적어주세요! 단 정말 개인적 고민이 아닌 경우에는 공개댓글로 부탁드립니다.